종교인과 사기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법철 | 입력 : 2020/01/26 [07:44]

 

▲     ©이법철

 종교인과 사기꾼의 차이는 무엇일까? 종교인은 이 세상의 마지막 양심의 보루로서 신불(神佛)의 가르침을 고해대중에게 올바르게 전달하여 고해대중을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세계로 인도하며,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여 헌신봉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사기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요설(妖說)로서 타인을 유혹하여 돈을 빼앗고 육신과 정신을 황폐화 시키며 죽이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70이 넘게 살아오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은 종교인과 사기꾼의 차이는 백지 한 장과 같은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종교인에서 부당히 돈에 탐욕을 부리는 한생각 사악하면,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사기꾼이 되려 노력한 한국의 어느 사내의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그는 예전에 스승과 부모로부터 “인생을 항상 착하게 살아라”는 교훈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을 받은 소년이었다. 그 소년은 성장하면서 착하게만 살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깨닫고 회의심이 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그는 스승과 부모님이 주신 교훈을 악착같이 지키려 노력했다. 이야기의 편의를 위해 그를 김(金)씨로 호칭하자

착한 사람에게는 돈 복이 없는 것 같다. 김씨는 50대 중반이 되도록 사기를 당해 돈을 빼앗겨 오다가, 어느날 평소 자신과 친분이 각별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집도 절도 없는 알거지가 돼버렸다. 사랑의 불변을 강조하던 사랑하는 아내는 남편에게서 경제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작별의 인사도 없이 편지 한 장 달랑 방안에 놓고 딸과 함께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인심무상(人心無常)을 깨닫고 김씨는 사라진 아내와 딸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울었다.

김씨는 자신에게 사기를 친 친구는 물론 세상을 원망하고, 착하게 인생을 살라던 스승과 부모님을 원망하며 2병의 작은 소주병을 들고 야간에 한강다리에서 투신하려고 나갔다. 그는 마음이 약해 한강 투신을 결행하지 못하고 주먹으로 땅을 치며 엉엉 울기만 했다.

울음을 터트리는 김씨에게 홀연히 어둠 속에 광명을 만난듯 깨달음이 왔다. 그의 마음 속에서 누군가 이렇게 외쳤다. “너도 사기를 쳐서 복수하라!” 김씨는 그동안 자신의 불운을 탓하며 자살히려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스스로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며 자책해 마지 않았다. 그는 착하게 산다는 신조로 살아온 자신에게 불행만을 준 것같은 세상에 사기를 쳐 복수해야 한다는 일념에 대분심(大憤心)이 생겼다.

그러나 사기는 아무나 칠 수 있나? 전생부터 사기를 쳐온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소년, 소녀 때부터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있다. 숨쉬는 것 빼고는 전부 거짓을 말하는 남녀는 있다. 어느 유명 판사의 회고록에 의하면, 여성이 법정 증언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여성 증언자는 증언대에서 선서를 하고는 거짓 증언을 잘 해서 판사가 오판을 하는 헛수고를 종종 해왔다고 고백하며 자탄했다. 그러나 김씨는 천부적인 사기꾼의 능력이 못 되어 배워야 하는 수준이었다. 도대체 사기학(詐欺學)을 어디서 배운단 말인가?

그의 뇌리에 섬광처럼 순간, 옛 성현의 말씀이 떠올랐다. “책 속에 돈과 절세미인이 있다”라는 구절이 생각난 것이다. 그는 닥치는 대로 노동을 하여 돈이 생기면, 청계천 헌책방을 이 잡듯이 뒤져 ‘사기치는 법’이 있는 책을 찾아 사서 애써 탐독했다. 사기치는 책만을 찾는 김씨를 책방의 60대 초반의 늙은 주인은 고생으로 찌그러진 얼굴에 잔뜩 근심어린 표정으로 볼 뿐이었다.

책방에 나타난 또 다른 사기학 책을 묻는 김씨에게 책방의 주인은 어느 날, 단언하듯이 말했다. “이제 당신이 더 이상 읽을 책은 없소. 그러나 그 공부는…” 주인은 주위를 살피며 보안을 요하듯 나직이 말했다. “책만으로는 안 되오. 대학생에게는 책도 필요하지만, 교수의 강의가 절대 필요하듯이, 사기학에도 전문가인 사부님에게 비밀교습을 받아야 한다오. 아시겠소?”
“오!” 김씨는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주인에게 “사부님을 소개해줍시사” 애걸했다.

주인은 엿듣는 사람이 있는가? 주위를 살피며, “그대의 정성이 지극한 것을 보고, 알려주는 것이니 절대 타인에게 누설하지 마시오. 이것도 천기누설(天機漏泄)이라오. 사부님들은 언제나 보안을 요한다오. 사부님은 나발부는 놈을 제일 싫어하시지. 보안을 지키겠소?”

김씨는 절대 나발을 불지 않고 철통같은 보안을 지키겠노라는 서약을 하고 나서야 소개를 받을 수 있었다. 책방주인은 동대문 모처에 은거하여 제자를 북한 간첩 밀봉 교육하듯 하며 교세를 확장하는 사기학의 전문가 마사부(馬師傅)님을 소개했다. 주인은 위엄을 갖추어 말했다. “배분(配分)으로 치면 당신이 나의 사제가 되겠구먼”

김씨는 황송한 표정으로 절하며 물었다. “큰 공부 마치신 분이 어떻게 작은 헌책방을…”, 책방주인은 탄식하듯 말했다. “영리한 짭새들 때문에… 못해먹겠더구먼. 감방에서 고생깨나 했지. 난 이제 은퇴를 했소. 작게 먹고 작게 싸는 게지. 당신도 자나 깨나 짭새를 조심해야 할 때가 올거요.”

김씨는 대한불교 조계종, 천년고찰의 행자생활 보다 더 혹독한 수습과정을 거치고, 마침내 마사부님의 정식 문하생이 될 수 있었다. 김씨는 주경야독(晝耕夜讀)하듯이 사기학에 용맹정진했다. 그에게 어느날, 마사부는 이별을 통고했다. “너는 이제 나에게서 더 배울 것이 없으니 하산 하거라” 마사부는 통장계좌번호를 주며 말했다. “자네가 사기에 성공할 때면 사부의 용채는 보내야 한다. 알겠지?” 또 마사부는 무섭게 강조했다. “짭새가 어떠한 심문을 해도 스승의 존함을 나발 불어서는 절대 안된다. 알겠느냐?”

김씨는 마사부에게 마지막으로 여쭈었다. “이 세상에 더 이상 배울 사기학의 대가는 없을까요?” 마사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착한 자네에게만 알려주겠네. 서대문에서 은거하는 황사부가 나보다 한 수 위인 사형이라네.”

김씨는 서대문의 황사부를 찾아 애걸복걸 하여 마침내 문하생이 되었다. 오래지 않아 또 황사부의 하산 명령이 있었다. 황사부는 자신의 통장계좌번호를 주며 용돈 불입을 엄명했다. 황사부 역시 짭새들에게 어떠한 심문을 받아도 사부(師傅)의 고명을 밝히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씨는 또 여쭈었다. “더 이상의 사부는 안계실까요?” 황사부는 이마를 찡그리며 대답했다. “착한 자네에게 내 무엇을 말하지 않겠는가? 남대문의 천사부를 찾아가게. 그분은 나보다 한 수 위인 내 사형이라네”

김씨는 천사부를 만나 연일 용맹정진 하는데, 어느 날 천사부는 김씨에게 하산을 통고해왔다. 초승달이 비치는 날 밤, 천사부는 자신의 고명을 짭새에게 누설하지 말라며, 통장계좌번호를 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별의 순간, 김씨는 또 사기학 대가(大家)의 유무를 물었다. 천사부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이렇게 말해주었다.
“작은 산 뒤에는 큰 산이 있듯이 우리에게는 태산북두(泰山北斗)같은 분이 계시네. 그분은 한국에서 신화와 전설작인 분인 방조사(方祖師)이시네. 우리릐 스승이고 자네게는 조사벌일세. 북한산에 모처에 은거하고 계시지. 소개해주겠네.”

방조사는 구순(九旬)에 가까운 나이라고 하기도 하고, 120세가 넘은 지 오래라는 설이 인물로서 전설적인 인물이었고, 50대 초반의 미녀의 시봉을 받아가면서 복을 누린다고 했다. 그는 영리한 짬새 때문에 다년간 옥고를 치루고서도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오래전 세상에 자신의 사망설을 스스로 퍼뜨리고, 은거하여 마지막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리한 짭새들조차 이제 방조사에게만은 언제나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인물이어서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씨가 천사부의 보안속의 지시대로 북한산 고목 아래를 찾아가니 이끼 잔뜩 낀 바위 위에 방조사는 지팡이를 한 손에 잡고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는 풍모가 백발의 머리, 백발의 수염을 하여 마치 산신탱화의 산신 같아 보였다. 김씨는 마침내 방조사에게서 중국 무림(武林)의 절정신공(絶頂神功)인 여래장(如來掌)을 능가하는 사기 심법을 전수받았다. 작별의 순간, 방조사는 웬지 통장계좌번호는 알려주지 않았다. 김씨는 또 여쭈었다. “더 이상의 스승은 없겠지요?”
돌연 방조사는 이빨이 전무한 합죽이 입으로 앙천대소(仰天大笑)를 떠뜨렸다. 그리고 정색하여 차갑게 김씨를 노려보며 말했다. “있지. 있구말구. 그 사람들은 조사중조사(祖師中祖師)요, 성(聖)의 반열에 든지 오래이지. 영리한 짭새들도 그들에게는 포박은 커녕 오히려 돈을 바치고, 짭새들에게 경배를 받는 절정고수들이 있다네.”

김씨는 크게 감동하여 큰 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그분들은 누구이며,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비법을 배울 수 있나요?” 방조사는 실눈을 해보이며 입을 뾰족이 하여 말했다. “그 고인(高人)들은 신부, 목사, 승려들이지. 그분들은 자신이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지옥, 극락, 천당을 직접 신통력으로 왕래하는 것처럼 실감있게 이야기 하지. 사악한 인간들에 의해 불쌍하게 십자가에서 억울하게 청춘에 돌아가신 예수님을 팔고, 길에서 태어나 일평생 진짜 무소유속에 탁발해 끼니를 이으시며, 중생을 위해 헌신봉사 하다가 길에서 돌아가신 부처를 팔고, 흉내내며, 신불(神佛)의 권능으로 구원해주겠다며 고해대중의 돈을 갈퀴질 하여 사복(私腹)을 채우는거야. 또, 그들은 매번 세상에 최후의 심판이 있는 종말이 왔다며 구원비를 받고, 극락행 티켓을 팔기도 하지. 그분들은 사기계의 성(聖)의 반열에 들었다고 할 수 있지...”

김씨는 사기계의 진짜 태산북두가 종교인이라는 말에 실망하여 슬피 울었다. 방조사는 혀를 차며 달래듯이 말했다. “종교인의 복색을 하고 사기치는 자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다수 고해대중을 위해 헌신봉사 한단다. 그런데 자네는 천성이 착해서 사기업계에서 대성하기는 어려울 것같아. 참 종교인의 제자가 되는 것이 낫지 않겠나?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세 치 혀로 남의 돈을 갈취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웁거든. 천성이 착한 남녀는 타인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 도저히 사기를 치지 못하지.”

김씨는 하산하여 사기계에 화려하게 개업했을까? 아니다. 그에게 번전(反轉)의 깨달음이 섬광같이 찾아왔다. 인생은 깨달음의 연속이 아니던가. 고해대중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참된 종교인이 되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관악산 모 사찰에 찾아가 승려가 될 것을 자원했다. 고승은 묵언(黙言)속에 머리를 삭발해주고 행자로 받아주었다. 행자는 매일, 차를 끓여 등산객에게 무료 보시를 하고, 점심공양을 대접하는 일에 자원했다. 그는 자유대한을 수호하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조만간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에 나가 보수우익집회에 동참하려 한다는 설이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부귀공명이 인생의 목적인가? 광대무변한 우주의 근원인 진리를 깨닫고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종교인의 탈을 쓰고 부귀를 누리는 것이 초심이던가? 조물주가 정해 논 생자필멸(生者必滅)은 세상 누구도, 어느 종교인도 피할 수 없는데, 인간들은 부질없는 탐욕을 부리다가 종래는 허무하게 죽고말 뿐이다. 인생무상을 깨닫게 해주는 삼국지 서두에 있는 어부사(漁父詞)의 구절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곤곤장강동서수(滾滾長江東逝水)
도도한 장강 굼실굼실 흘러 동으로 사라져 가는 물결
낭화도진영웅(浪花淘盡英雄)
하얀 물보라 일으키며 옛 영웅호걸들 다 쓸어 가버렸구나.◇




李法徹(이법철의 논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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