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구렁이가 목을 감고 고개를 들어 나의 두 눈을 쏘아보더니....

이법철 | 입력 : 2018/04/24 [12:10]

혼자 방안에서 내가 두 눈을 감고 좌선하고 있는데, 비몽사몽(非夢似夢)간에 내가 심산의 나무아래 바위에 앉아 보였다. 차가운 물체가 나무에서 내려 나의 목을 감았다. 눈을 살포시 뜨니 큰 능구렁이 한 마리가 내 목을 감고 고개를 들어 나의 눈을 쏘아보았다. 능구렁이는 배가 옥같이 하얗고, 머리와 등에는 붉은 색과 검은 반접으로 이어졌다. 나는 대경실색하여 능구렁이에게 나직히 말했다. “물지 말고 그냥 가거라” 능구렁이는 스르륵 고개를 틀더니 갑자기 나의 오른손 엄지 손가락 사이를 함껏 물었다. 나는 “아악!” 소리를 지르며 구렁이를 손에서 떼어내 뿌리쳤다. 뱀에게 물린 엄지 손가락 사이에는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정신차리고 보니 좌선중의 꿈이었다.

나는 무엇을 의미하는 꿈을 꾼것인가? 장차 나에게 어떠한 길흉이 온다고 나의 수호신이 경고하는 것인가? 나는 두눈을 감고 곰곰이 분석하여 보았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고통을 줄 여자가 나타난다는 예시라고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나타난 능구렁이는 옥같이 하얀 배에 검곤 붉은 꽃같은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장차 화사한 여자가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것과 그 여자의 언어애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좌선을 풀고 앉아 있으니 전화 밸이 울렸다. 그 시절은 18대 박근혜 여성 대통령 시대였다.

핸드폰을 받으니 40대 후반의 모르는 여자였다. 그녀는 먼저 인사를 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사는 김미라고 이름을 밝혔다. 그녀는 나를 꼭 만나 뵙고 자신의 딱한 일을 말씀드리고 자문을 받아 보고싶다는 간절한 소원이었다. 나는 사양하다가 마침내 큰 다방인 인사동 근처에 있는 ‘커피 빈’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말았다. 약속시간에 나가보니 40대 후반의 좀 뚱뚱한 여자가 반색을 하고 다가왔다.

그녀의 외모를 보니 화장을 얼굴에 도배하듯 진하게 하고 나타났다. 두 눈이 선량하게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꿈속의 능구렁이를 떠올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나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의 몸속에는 큰 능구렁이가 들어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녀의 주장인즉 비몽사몽간에 능구렁이가 나타나 자신의 목을 감고서 고개를 들어 두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더니 깜짝할 사이에 그녀의 입안을 통해 뱃속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것이다. 그 후 그녀는 능구렁이 영혼이 자신을 조종하는 것같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안에 들어가 주인 노릇을 하는 구렁이를 내쫓기 위해 귀한 약도 먹고, 예수님께 기도도 해보고, 부처님께 기도도 해보고, 신령님께 기도도 해보았는 데, 돈만 날렸을 뿐, 아무 효험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내게 뱀처럼 입안에 혀를 날름 거리는 시늉을 해보였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를 관찰하고 분석하여 결론을 내렸다. 일체가 유심조(唯心造)요, 환상(幻相)이라고 깨우쳤다. 그녀는 핸드백에서 1백만원의 수표를 내주며 우선 드리는 선금이고, 나마지 2백만원은 은행에서 찾아 드릴 테니 제발 돈을 받고 자신의 뱃속에 똬리를 틀고 명령하는 능구렁이를 내쫓아 달라는 주문이었다

나는 정색을 하고 1백반원 짜리 수표를 되돌려 주었다. “나는 그런 병을 치료하는 승려가 아닙니다” 정색을 하고 “스스로 마음의 환상을 지었으니 스스로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말을 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불행에 빠진 저를 구해주세요!”하고 흐느꼈다. 그녀는 떠나는 나를 원망했지만, 1백원짜리 수표를 받고 그녀의 배속에 똬리를 튼 구렁이를 꺼내준다는 술사의 일로 부당한 1백만원의 돈을 받고 내가 검경(檢警)의 수사관 앞에 조사를 받는 딱한 신세로 돌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돈을 돌려주고 혼자 돌아오면서 나는 꿈속애서 능구렁이가 목을 감아 나의 엄지 손가락을 물리는 흉사(凶事)는 피했다고 자축해 마지 않았다.

안도의 순을 토하는 순간 핸드폰의 벨이 또 물렸다. 받아보니 모르는 역시 40대 초반의 여자가 나를 찾고 있었다. 나는 어눌하게 물었다. “누, 누구십니까?” 그녀는 쾌활하게 말했다. “여기는 오사카인데요. 내일 낮 12시경에 스님을 뵙고 식사를 대접하고 자문을 구하고 싶은데요. ” “나 자문해주는 승려가 아닙니다. ” “저, 스님이 쓰시는 글을 읽는 독자예요.” 해서 나는 그녀를 첫대면의 약속을 받아 들였다. 그녀와 약속을 하면서 나는 또 능구렁이가 목을 감고 엄지 손가락을 물린 것을 떠올렸다. 능구렁의 기운은 아직도 남은 것인가?

약속장소에 나가니 코트를 입은 키가 큰 일본 여자인데 왠지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했다. 그녀는 냐의 고집대로 냉면을 사주며 한국정치에 대하여 질문했다. 나는 정치와 문외한(門外漢)이라고 입을 닫았다. 그 후 그녀는 몇자례 전화를 해왔다. 언제나 서울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왔지만, 사실은 일본국이었다. 오사카이든 동경이든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연락처를 바꾸면서, 능구렁이가 남의 엄지 손가락을 문것을 경계했다. 바꿔 말해 나는 꿈을 꾼 후, 능구렁이같은 여자가 나에게 나타나는 것을 나는 무척 경계하고 극복하려 노력하였다.

끝으로, 나의 수호신은 꿈을 통해 미래의 나에게 닥치는 위험을 예시한다. 나는 언제나 기이한 꿈을 꾸고 나면 무슨 징조일까? 곰곰 분석해보고 결론을 내려온다. 어찌 나뿐인가? 한국사람, 나아가 국제사회의 모든 사람도 시건이 발생하기 전 꿈속에 예시를 받지만 깨닫지를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생을 살면서 남녀는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닥쳐오는 길흉사(吉凶事)를 꿈속에서 먼저 예단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같다. 이 글을 읽는 남녀들이여, 그대는 요즘 똑같은 무슨 꿈을 연속해 꾸는가를 헛되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꿈은 예시한다. 행운이 오고, 저승사자가 오는 것도 미리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이법철(이법철의 논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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